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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과 아쉬움이 교차한 디비전 1시리즈

삼십삼도씨 2008. 4. 21. 23:32

세계아이스하키 선수권 디비전 1 A리그의 경기가 모두 끝났다. 한국은 디비전 1 A에 잔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지만, 승점을 한점도 올리지 못하며 디비전2시리즈로 강등되고 말았다. 홈팀인 오스트리아가 5전 전승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높은 세계의 벽을 느낄 수 있는 시리즈였다. 그렇지만 한 편으로는 가능성을 확인한 대회라고 자평할 수도 있으며, 선수들에게 기량향상의 터닝포인트가 될 만한 대회였다고도 할 수 있다. 80년대 이후에 태어난 선수들이 국가대표의 주축으로 성장하며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진행되었으며, 이들이 이전의 국제대회와 다른 수준의 팀들과 경기를 하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내년에 치러질 디비전2 시리즈에서 큰 자산이 될 것이며, 다시 디비전  1시리즈에 진출한다면 잔류를 위한 첫승 사냥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한국은 5경기를 통해 8골을 넣으며, 27골을 내줬다. 8골 중 5골은 5위팀인 네덜란드전에서 기록한 것으로, 나머지 팀들과 경기에서는 오스트리아를 제외한 카자흐스탄, 폴란드, 영국과의 경기에서 각각 1골을 기록했다. 이는 세계의 수준과 한국의 수준이 많은 격차를 보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모든 기록에서 최하위를 기록할만큼 다른 참가팀들과 레벨이 달랐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좀 소극적인 경기운영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역시 강팀과의 경기에서 많이 위축되었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것이다. 5위를 기록하며 디비젼 1시리즈에 잔류한 네델란드 역시 타팀들과 실력차가 현저했으나, 우리보다 적극적인 경기운영을 한 것으로 보인다. 페널티 부분 순위를 보면 네덜란드가 96분으로 가장 많다. 이는 좀 더 적극적으로 경기에 나선 결과가 아닐까 싶다. 물론 무모한 파울이 많을 수도 있지만, 아이스하키에서 패널티는 언제나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이며 이것이 많이 나온다고 해서 거친 경기운영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또한 한국은 상대 보다 숫적으로 우세한 파워플레이 상황에서도 1골밖에 기록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이스하키 경기 전술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파워플레이 상황에서의 전술이다. 숫적으로 우세한 상황에서 모든 역량을 공격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파워플레이 상황에서 보다 적극적인 공격으로 득점에 성공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은 총 29번의 기회에서 1골밖에 성공시키지 못한 부진을 보여주었다. 지난 아시아리그에서 하이원이 리그 2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높은 파워플레이 성공률때문이었다.


이번 국가대표 선수들의 개인 기록이다.  GK는 주로 손호성선수가 출장하였다. 253분이 넘는 출장시간을 보이며 105개의 세이브를 기록하고 22골을 내주며 82.28의 방어율과, 경기당 5.21의 실점율을 기록했다. 그리고 아시아리그 신인왕 출신 엄현승선수는 2경기에 출전하며 5골을 내주며, 28번의 슛을 막아냈다. 시즌 후반 체력이 고갈되며 경기력이 저하되었던 엄현승선수보다는 리그경험이 많은 손호성선수를 국대감독이 기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선수 중에서 골을 기록한 선수는 3골을 기록한 조민호선수, 2골의 김기성선수, 그리고 각각 한 골씩을 기록한 박우상, 이용준, 김규헌선수가 있다. 좀더 다양한 선수들이 많은 슛찬스를 잡으면서 골을 기록해주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들 선수들이 국제경기에서 골을 기록했다는 자신감만으로 그 플레이나 기량이 발전할 수 있었을테니 말이다.


한편 디비전 1 B시리즈에서는 헝가리가 마지막 경기에서 우크라이나를 4:2로 물리치며 70년만에 우승컵을 안았다. 이로써 헝가리는 내년 시즌을 챔피언쉽에서 맞게 된다. 그리고 홈팀 일본은 5전 3승으로 리그 3위를 차지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이로써 일본은 내년 시즌도 디비전 1시리즈의 잔류가 확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