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TBC와 손석희의 복잡한 방정식카테고리 없음 2013. 9. 23. 14:10
손석희사장이 진행하는 JTBC 뉴스를 한번도 보지 못 했다,
( 딱히 종편이어서 가려서 보거나, 그런 이유때문은 아니다. 그냥, 시간이 맞지 않았고. 티비를 정해진 시간에 딱 맞춰 봐야겠다는 생각이 없기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가끔 인터넷 세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반응은 "역시 손석희"라는 평이 대부분이다. 공고한 손석희 팬덤을 중심으로 기대 반, 두려움 반이었던 그의 앵커복귀는 성공적인 것 같다. 그리고, 시청률도 종편이나 케이블 치고는 꽤나 높은 편인 것도 같다. (사실, 종편이나, 케이블 치고는..이라는 말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왜, JTBC는 손석희를 사장으로 임명하고, 그리고 또 그런 손석희를 앵커로 기용했을까? 손석희 사장이 자의에 의해서 앵커자리에 앉았을까? 아니면, 조직의 결정을 따른 것일까? 조직의 결정에 따랐으면, 뉴스 선정과 보도 등에 어디만큼 권한을 일임받았을까? 등등의 궁금증도 많고, 그 안에 복잡한 방정식도 있으리라고 짐작한다.
JTBC는 여타 종편과 다른 횡보를 보여왔다. 뉴스 기능이 비대해지고 또한 그것밖에 생산할 줄 모르며, 더 이상의 특별한 뉴스가 없기에 뉴스를 만들어내는 다른 종편과는 달리, 고른 장르의 방송 제작물들을 JTBC는 만들어 왔다. 특히 예능에서는 몇몇의 히트 프로그램이 등장하기도 하는 등 그나마 종편에 안착하고 있는 방송사이다.
JTBC의 히든싱어, 썰전 등의 프로그램은 젊은 층에게 제대로 어필하며, JTBC는 다른 방송국과 다르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던 찰라에 손석희사장을 영입하였으며, 그것은 세간의 주목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보도부분을 총괄하는 사장직을 손석희에게 내줬으며, 그 이슈는 JTBC가 다른 종편과는 다르다는 구별짓기 작업의 첨병역할을 한다. 소위 손석희 사장의 팬덤을 형성했던 주축 세력군인 젊은층 사이에서는 말이다.
그런 그가 9시 뉴스의 앵커자리로 돌아왔다. JTBC는 다시 한번 그를 전면으로 내세우며, 확장을 꾀하고자 한 것 같다. 종편을 보지 않는 젊은 층에게 자사 예능 한두프로를 보고 마는 젊은 층에게 손석희의 뉴스를 매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손석희 사장은 애초의 보도부분 총괄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반면, 9시 뉴스를 제외한 다른 뉴스 프로그램에서 영향력이 감소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즉, 다른 뉴스는 이제까지 해오던 모습들을 유지하며 자신들의 주력 시청군인 노년층및 보수층에게 보여주며, 그들이 KBS뉴스를 보는 9시 시간대를 손석희사장에게 내주며, 그를 무기로 젊은층을 새로운 시청군으로 형성시킬려 할 것이다.
JTBC는 손석희 사장을 영입하면서 타 방송사와의 다르다는 선을 그읏으며, 젊은 시청자들에게 자신들의 프로를 보게만드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 것 같다. 그렇지만, 그들의 주력 시청군에게는 우리는 그렇게 달라지지 않았으니 안심해도 좋아라는 메시지를 주고있다. 그들은 공중파 9시 뉴스를 보니까 말이다.
어쩌면, 손석희 사장은 앵커보다 사장으로서 보도기능을 총괄하는 것이 그가 JTBC에 입사하면서 말한 부분을 지킬 수 있는 길이었는지도 모른다. 기우일수도 있으나, 그는 JTBC의 도구로 남아버릴 지도 모를 일이다. 좀 더 지켜봐야하겠지만.